가을이 깊어지면 산과 공원에서 도토리를 줍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지난주에도 공원 산책로에서 바구니 가득 도토리를 담아 가는 어르신들을 여러 번 만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토리를 주워도 어떻게 씻고 말리고 가루를 내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왕도토리를 포함한 도토리의 종류, 수확 후 바로 챙겨야 할 일, 가공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과 도토리를 활용한 식사까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립니다. 아래 표는 도토리 종류별 특징과 가공 가능 여부를 간단히 비교한 내용입니다.
| 구분 | 도토리 상태 | 가공 가능 여부 |
|---|---|---|
| 토종 도토리 | 껍질이 단단하고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는 상태 | 가능 |
| 외국종 왕도토리 | 알이 유난히 크고 납작한 편이며 색이 옅은 경우가 많음 | 받지 않는 곳이 많음 |
| 벌레 먹은 도토리 | 구멍이 보이거나 가벼운 상태 | 선별 후 사용 가능 |
도토리를 줍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상태입니다. 벌레 먹은 도토리나 상한 도토리는 물에 뜨기 때문에, 수확 후 바로 물에 담가 가라앉는 열매만 골라야 합니다. 또 참고로 일부 가공 공장에서는 외국종 왕도토리는 받지 않습니다. 이는 외국에서 들어온 도토리가 토종 도토리와 모양이나 성분이 달라 전분 가공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목차
왕도토리와 토종 도토리를 구별하는 이유
산에서 보이는 큰 도토리가 모두 같은 도토리는 아닙니다. 특히 왕도토리는 알이 유난히 크고 동글동글한 느낌이 강해서 주운 사람을 뿌듯하게 만들지만, 정작 가공을 맡기려 할 때 거절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화성 동탄에 있는 미도식품이라는 도토리 가공 공장을 찾은 분들도 외국종 왕도토리는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보고 당황했다고 합니다.

사진처럼 커다란 도토리는 쉽게 눈에 띕니다. 하지만 모든 큰 도토리가 토종은 아닙니다. 토종 도토리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등에서 열리며 알이 비교적 작고 끝이 뾰족한 편입니다. 반면 외국종 왕도토리는 붉은참나무 계열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고, 크고 넓적한 모양이라 한눈에 구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토리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공소에서 받아주는 토종 도토리를 골라야 합니다.
도토리 가공 업체를 이용한 경험
지난주 지인 댁에서 직접 주운 도토리를 가공하는 모습을 본 일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일일이 까서 가루를 내려고 했지만, 양이 많아지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화성 동탄에 있는 미도식품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도토리를 가공해 주는 곳입니다. 방문 당시 받았던 안내에 따르면 도토리 1kg당 1,300원의 비용이 들고, 도토리 10kg을 가공하면 도토리가루 약 3.5kg이 나온다고 합니다. 지인 댁은 두 집 도토리를 합쳐 112kg이나 가져갔는데, 공장 앞에 도토리 자루가 산처럼 쌓여 있어서 그 규모에 놀랐습니다.
가공을 맡기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점은 도토리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흙이 많이 묻은 도토리는 가공소에서 다시 씻어야 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밤은 도토리와 섞이지 않게 분리해야 하고, 외국종 왕도토리는 아예 접수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가공소에 방문하기 전에 전화로 접수 가능 여부와 비용을 물어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가을철에는 가공을 원하는 분이 많아서 양지 쪽에 도토리를 내려놓고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도토리가루로 만드는 간단한 도토리묵
도토리가루를 받으면 가장 먼저 도토리묵을 만드는 분들이 많습니다. 도토리가루와 물을 1 대 5 정도의 비율로 섞은 뒤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끓입니다. 투명하게 익어가면서 걸쭉해지면 틀에 부어 굳히면 됩니다. 도토리묵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좋아서 양념장을 곁들여 먹기에 알맞습니다. 이렇게 만든 도토리묵은 시판 제품과 달리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납니다.
도토리 고유의 향을 살린 도토리만두
도토리는 묵뿐만 아니라 만두피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청주 북부시장에 있는 짱구왕만두에는 도토리만두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만두피에 도토리 가루를 섞어 만든 것으로, 먹을 때 은은한 도토리 향이 느껴지면서 고소한 풍미가 납니다. 처음에는 맛이 강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부드럽고 담백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도토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먹고 싶다면 가루를 반죽에 조금씩 섞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토리에 생기는 해충도 확인해야 합니다
도토리를 주울 때는 열매 상태뿐 아니라 주변 나무 상태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나무류에는 왕바구미나 도토리거위벌레 같은 해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왕바구미는 몸길이가 12mm에서 24mm까지 자라는 대형 바구미로, 소나무나 참나무류의 약한 나무 껍질 밑에 알을 낳습니다. 유충이 나무 속을 파먹으면 목재 품질이 나빠지고, 도토리 열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충 피해가 의심되는 나무를 발견했다면 주변 도토리를 줍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직접 참나무를 키우면서 도토리 해충 피해가 걱정된다면 농약 사용 전에 등록된 약제와 안전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기주식물과 병해충명을 검색하면 정확한 사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하며 바라보는 도토리 생활
도토리는 가을 산에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주운 후 처리 과정을 모르면 왕도토리가 가득한 바구니를 쌓아두고 난감해질 수 있습니다. 토종 도토리를 골라 깨끗이 씻고 가공소에서 가루를 내면 도토리묵, 도토리만두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도토리를 주우러 갈 때는 외국종 왕도토리를 피하고, 받아주는 곳에 전화로 먼저 문의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직접 구운 도토리차와 함께 도토리묵을 곁들인 저녁상을 차려보고 싶습니다. 도토리 한 알이 쌓여 가족의 먹거리가 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큰 보람을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종 왕도토리는 왜 가공 업체에서 받지 않나요
A 외국종 왕도토리는 토종 도토리와 전분 성분과 수분 함량이 달라서 도토리가루 가공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쓴맛이 강하거나 묵이 잘 굳지 않을 수 있어서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Q 도토리가루를 만들려면 어느 정도 양이 있어야 하나요
A 업체마다 다르지만 적은 양도 가공해 주는 곳이 많습니다. 다만 가공 비용이 1kg당 1,300원 안팎이므로 최소 10kg 이상 모은 뒤 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율적입니다.
Q 도토리를 줍자마자 바로 씻어도 되나요
A 도토리는 겉에 흙과 이물질이 많아서 바로 씻는 것이 좋습니다. 씻은 후에는 물에 담가 뜨는 열매를 버리고 그늘에서 말린 뒤 가공소에 가져가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