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서 산행과 성묘, 벌초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산에서 마주친 버섯을 따 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큰갓버섯처럼 생긴 버섯은 식용으로 알려져 있어서 더 위험합니다. 실제로 갓버섯 구별법을 모르고 채취했다가 독버섯을 먹고 병원에 실려 가는 사고가 해마다 발생합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 1,900여 종 중 식용 가능한 것은 약 400여 종, 전체의 21%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못 먹거나 먹으면 안 되는 버섯입니다. 그렇다면 산에서 만난 버섯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핵심만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항목
내용
식용 버섯
큰갓버섯, 개암버섯 등 약 400여 종
독버섯
독흰갈대버섯, 흰갈대버섯, 광대버섯류
구별 포인트
갓의 인편, 대의 무늬, 턱받이, 주름살, 포자색
안전한 선택
야생 버섯은 먹지 않기
큰갓버섯은 어떤 버섯인가
큰갓버섯은 이름처럼 갓이 크고 대가 긴 버섯입니다. 학명은 Macrolepiota procera이고, 주름버섯과에 속합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숲길이나 풀밭, 초원 등에서 자랍니다. 갓은 성장하면서 우산처럼 넓게 펴지고, 표면에는 갈색 인편이 흩어져 있습니다. 대는 길고 가늘며 표면에 뱀가죽 같은 갈색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고리형 턱받이가 대에서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주름살은 흰색 계열이고 대에 붙지 않는 떨어진주름살입니다. 이런 특징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면 큰갓버섯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큰갓버섯처럼 보이는 버섯 중에 독버섯이 있습니다. 특히 독흰갈대버섯과 흰갈대버섯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크기와 갓 모양이 비슷해서 전문가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래서 갓버섯 구별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분
큰갓버섯
독흰갈대버섯
갓 표면
갈색 인편이 뚜렷
인편이 적고 흰색~연갈색
대 무늬
뱀가죽 같은 갈색 무늬
무늬가 없거나 매우 연함
턱받이
갈색빛, 움직일 수 있음
흰색 막질, 늘어지는 형태
주름살
흰색에서 갈색으로 변화
흰색~연갈색 계열
비슷한 독버섯 구별하기
독흰갈대버섯은 국내에서 급성 간부전까지 일으킨 중독 사례가 보고된 버섯입니다. 식용 버섯으로 잘못 알고 먹었다가 생긴 사고입니다. 이 버섯은 갓 표면의 인편이 적고, 대에 뱀가죽 무늬가 거의 없습니다. 턱받이는 흰색 막질로 되어 있고 늘어지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런 차이를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버섯은 성장 단계에 따라 모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어린 개체는 갓이 펴지지 않아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저도 지난주에 동네 뒷산에서 큰갓버섯으로 보이는 버섯을 만났습니다. 갓이 넓게 펼쳐지고 대에 뱀가죽 무늬가 선명해서 한참을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왔습니다. 왜냐하면 며칠 전 같은 자리에서 자란 버섯이 독흰갈대버섯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버섯은 습도와 햇빛, 성장 단계에 따라 색과 모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눈으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채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큰갓버섯을 따러 갔다가 독흰갈대버섯을 담아 오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속설
많은 분들이 “색이 화려한 버섯은 독버섯이다”, “벌레가 먹은 버섯은 안전하다”, “끓이면 독이 사라진다”는 말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림청과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속설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독버섯 중에는 흰색이나 갈색처럼 수수하게 생긴 종이 많습니다. 광대버섯류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독소는 가열해도 분해되지 않습니다. 끓이거나 삶아도 독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버섯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러한 속설을 믿고 야생 버섯을 섭취한 중독 사고가 매년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중독 사고 대처법
만약 야생 버섯을 먹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나 의료기관에 연락해야 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먹은 버섯의 종류가 확실하지 않다면 연락하는 것이 맞습니다. 남은 버섯과 조리한 음식을 함께 가져가고, 촬영한 사진이 있으면 같이 제출합니다. 어떤 버섯인지 확인되어야 치료 방향이 정해집니다. 독버섯 중독은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위장관 증상부터 심각한 간 손상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종류도 있으므로 몇 시간 멀쩡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갓버섯 구별법을 아무리 숙지해도 야생 버섯을 먹는 것은 위험이 따릅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재배 버섯은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니, 굳이 산에서 딴 버섯을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산에서 만나면 사진으로 기록하고 지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번 가을에도 많은 분들이 안전한 산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색이 화려한 버섯만 피하면 되나요?
A: 아닙니다. 색깔로 독버섯을 판단하는 것은 틀린 속설입니다. 흰색이나 갈색의 수수한 독버섯이 많습니다.
Q: 끓이면 독이 사라지나요?
A: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열로 독성분이 분해된다는 말은 잘못 알려진 속설입니다.
Q: 벌레가 먹은 버섯은 안전한가요?
A: 안전하지 않습니다. 곤충이 먹지 않는 버섯이 독버섯이라는 근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