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환경판 우리 반에 물들다

선선한 바람이 창밖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면 교실 풍경도 서서히 계절의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다시 만난 아이들, 그리고 다가올 아홉 시월을 준비하며 어느새 마음이 조급해지는 시기이지요.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계절 변화에 맞추어 게시판과 복도, 문과 창문을 새로 꾸며야 합니다. 무더운 여름 내내 지켜온 초록 잎사귀를 치우고 알록달록한 가을 환경판을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지 지금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 보려고 해요.

이번 글에서 준비할 가을 환경판의 큰 그림을 먼저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분세부 내용
준비 시기8월 마지막 주부터 9월 첫째 주
주요 소재낙엽, 감, 밤, 도토리, 솔방울, 허수아비, 잠자리
대표 색상주황, 노랑, 갈색, 베이지
추천 콘텐츠이름표, 가랜드, 작품 게시판, 모빌
함께하면 좋은 활동가을 산책, 열매 관찰, 미술 작품 붙이기

왜 8월 마지막 주에 준비해야 할까

사실 9월은 학사 일정이 무척 바빠요. 추석 대체휴무일, 개천절, 한글날 등 쉬는 날이 많아 그만큼 짧은 주가 많지만, 반대로 수업과 행사, 학부모 상담 등으로 정신없이 달려야 하는 달이지요. 그러다 보니 복잡한 손이 많이 가는 가을 환경판 제작은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유치원 교사라면 누구나 종이접기와 오리기, 코팅, 자르기, 붙이기로 밤을 지새워 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필자도 환경 구성 준비에 평균 이틀에서 사흘을 보냈습니다. 매일 아이들이 하원한 후나 주말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미리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도안은 미리 구해 시기적으로 여유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도안 확보예요. 아이들 얼굴을 넣을 수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나 낙엽, 열매, 곤충 사진, 배경 화보 등을 원하는 장수만큼 미리 챙겨두어요. 인터넷 자료실이나 무료 도안 공유 카페에 가면 수준 높은 도안을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걸 원하기보다는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세 가지만 고르는 것이 오히려 좋더라고요. 그래야 뭔가 하나에 꽂혀서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특히 수채화로 부드럽게 채색된 낙엽과 가을 열매 도안은 어떤 배경에도 자연스러워 인기가 많았어요.

가을 환경판

아이들 얼굴 합성으로 특별하게

우리 반 아이들 사진에서 얼굴만 동그랗게 오려 도안 속 인물에 합성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합성한 사진은 복도 게시판 위 커다란 나뭇잎들 사이 아이 얼굴로 즐거운 표정을 지어냅니다. 가끔은 잘려나간 이마가 영 거슬리는 경우가 있는데, 가위질할 때 머리선과 이마 선을 이미지 바깥으로 살짝 남겨 자연스럽게 오려 주면 훨씬 보기 좋답니다. 또 합성할 때마다 잘라낸 사진의 크기를 제각각 두지 않아야 해요. 얼굴 폭이 비슷하게 보이도록 사진 크기 비율을 반드시 동일하게 맞추어야 어색하지 않아요.

공간에 따른 가을 환경판 꾸미기

어디에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보는 느낌이 사뭇 달라집니다. 같은 도안도 공간에 맞게 배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요.

교실과 복도 게시판

아이들이 지나갈 때마다 눈이 자주 닿는 곳이지요. 눈에 잘 띄는 주황색과 초록색 계열의 아이들 옷을 입히고 그 옆에 은행잎과 단풍잎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보았어요. 주의할 점은 낙엽 도안을 빽빽하게 붙이기보다는 여백을 확보하는 것이며 비슷한 톤의 색지 위에 겹쳐 붙이면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현관과 창문

외부에서 들어오는 우리 아이 선생님, 이제 처음 보는 방문객의 눈에 제일 띄는 공간이기 때문에 강렬한 포인트가 되는 소품 하나쯤은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요즘에는 완제품이 잘 나와 있기도 하지만 직접 구겨진 종이로 낙엽과 잠자리, 솔방울 모빌을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잠자리 날개에 비즈를 달아 살랑살랑 흔들리면 보는 내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활동 영역추천 구성기대 효과
이야기 나누기가을 열매 바구니, 수확하는 사람들 그림경험 나누기
수·조작밤송이, 도토리, 나뭇가지를 분류수학적 사고
미술 영역낙엽 콜라주, 도토리 가면 꾸미기창의력 발달
신체 표현잠자리 흉내 내기, 메뚜기처럼 폴짝폴짝신체 인식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가을 환경판 활용

같은 소재라도 연령에 따라 접근을 달리하면 더욱 효과적이에요.

만 0~2세 영아반

영아는 눈으로 보고 만져 보며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먼저예요. 커다란 단풍잎과 감, 밤, 도토리 소품을 천 조각과 털실, 색종이와 같은 일상적인 재료로 만들어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며 손을 뻗을 때도 안전하도록 도안 자체는 코팅한 뒤 테이프로 단단히 마무리해 두었어요.

만 3~5세 유아반

유아들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더 즐거움을 느껴요. 가을 환경판 위에 아이들이 색칠하고 꾸민 낙엽, 열매, 집, 나무, 다람쥐 그림을 직접 오려 붙이면서 나무도 꾸며 보게 하였습니다. 특히 다람쥐를 함께 기르면서 만진 관찰 모습을 그림일기로 표현해 본 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내 마음대로 계획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유아의 창의력과 성취감이 쑥쑥 자라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가을 환경판 준비 과정과 공간별 연출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여러 번 반복된 경험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늘 과제처럼 느껴지는 것이 계절 환경이지만, 조금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하면 우리뿐만 아니라 함께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결과물 그 자체보다도 완성되기까지의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상상하며 여유를 가지고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가을 교실이 완성되리라 생각해요. 여러분의 반에도 수확의 기쁨이 가득한 포근한 가을, 풍요로운 마음이 가득 머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을 환경판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A: 보통 8월 마지막 주부터 9월 첫째 주 사이에 시작하는 편이 좋아요. 추석 연휴 전에 미리 마무리해 두면 학사 일정에 차질이 없고 사진 촬영이나 소풍 같은 행사에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Q: 아이들 얼굴 사진 합성이 걱정이에요.
A: 간단한 보정 어플만 잘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넣을 수 있어요. 스마트폰으로 도안 사진을 촬영한 다음 배경 지우기 기능을 사용해 얼굴을 자연스럽게 배경 사진 위에 올려주면 됩니다. 여러 명을 합성할 때는 얼굴 크기와 위치가 엇나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Q: 따로 인쇄한 도안 말고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은 없을까요?
A: 아이들이 색칠한 낙엽이나 열매 도안, 나뭇가지를 이용한 자연물로 대신해 보세요. 환경판만을 위한 소품을 새로 사지 않아도 교실 뒷정리하며 자연스럽게 완성할 수 있고, 종이 질감 특유의 따뜻함을 오래도록 전해줘요. 무엇보다 완성된 게시판을 보는 순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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