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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껴지는 귀뚜라미 번식, 오히려 어려울 게 없어요
파충류를 키우는 집사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바로 ‘극락의 먹이’, 살아있는 귀뚜라미 사육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귀뚜라미가 울지도 모르는데 과연 집에서 알을 까고 번식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어요. 그런데 알고 보면 준비물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번식이 시작되면 그 왕성한 생명력에 오히려 감탄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제가 몇 번의 실패 끝에 터득한 내용을 차근차게 나누려고 합니다. 귀뚜라미 번식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설명으로 자신 있게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귀뚜라미를 사육하게 된 건 다름 아닌 반려 게코도마뱀 때문입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건조 사료도 좋지만, 사냥 본능을 일깨워 주는 살아있는 먹이만 한 것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저희 집 레오파드게코는 살아있는 귀뚜라미만 보면 눈빛이 달라지는데요. 그러다 보니 구매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서 번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시도해 보면 전혀 어려울 것이 없고 오히려 사료로 접했을 때의 꺼림칙함이 없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귀뚜라미 번식 시작하기 전 필수 준비물
번식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사육 통이고 두 번째는 은신처 그리고 세 번째는 온도 유지를 위한 장비입니다. 사육 통은 대형 곤충 사육장이나 밀폐형 통에 환기 구멍을 뚫어 사용하면 되지만, 청소가 쉽고 탈출이 없게끔 통풍이 가능한 망사형 통을 추천합니다. 크기는 번식 초기 성충 20마리 기준으로 가로 40센티미터, 세로 30센티미터 이상이 적당합니다.
은신처는 휴지심이나 계란판, 달걀 포장재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사용하면 됩니다. 개인 취향으로 스칸디나비아풍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코르크 벽지를 말아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두 번째 준비물인 습도와 온도는 귀뚜라미 활동에 직결됩니다. 사육장 온도는 25도에서 30도 사이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성장 속도도 빨라서 좋아합니다. 겨울철이라면 파충류용 온열 패드를 사육장 바닥이나 옆면 한쪽에 두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자동 온도 조절기를 함께 사용하는 편이 안전해서 저는 하나 두고 쓰고 있어요. 여기에 분무기로 적당히 습도만 유지해 주면 기본 준비는 끝납니다.
마지막으로 귀뚜라미가 알을 낳기 위해서는 산란 받침대가 필요한데, 이것은 특수한 것이 아니라 축축한 상토나 펄라이트를 담은 작은 화분이나 밀폐 용기에 구멍을 낸 뒤 갈아 놓으면 됩니다. 알을 낳을 때 암컷이 산란관을 깊이 꽂을 수 있게 두께가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번식용 성충을 고를 때와 데려온 직후
번식은 성충 암수 각각 10마리, 총 20마리면 시작할 수 있는데요. 꼭 성별을 구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우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개체들을 분양받는 것이 번식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집에 데려온 직후에는 2~3일 정도 사전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에 깔린 신문지가 촉촉하지 않은지, 작은 통에 너무 갇혀 있지 않은지 수시로 확인해 주고 당분 섭취를 위해 귀뚜라미 전용 젤리나 수분이 많은 채소를 아주 조금씩 주면 됩니다. 채소를 줄 때는 반드시 남아 있는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종이타월로 물기를 닦아 내고 내어 주시는 것이 곰팡이를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짝짓기에서 산란까지, 그리고 단계별 관리 포인트
번식은 교미와 산란 그리고 부화 관리를 순서대로 나누어 생각하면 조금 더 편리한데요. 아래 표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 단계 | 소요 기간 | 핵심 관리 포인트 |
|---|---|---|
| 짝짓기 | 2~3일 | 암수의 합사를 통해 교미를 유도하고, 방해받지 않도록 은신처를 넉넉히 둔다. |
| 산란 | 1~2주 | 산란 받침대를 사육장 구석이 아닌 가장자리나 가운데 여러 개 배치한다. |
| 부화 | 2~3주 | 온도 25~30도, 습도 40~60%를 유지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매일 분무기를 뿌려준다. |
운송 직후에는 수컷이 우는소리를 쉬지 않고 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짝짓기 철이 되면 수컷이 수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이 시기가 되면 숫컷이 많이 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짝짓기가 끝난 암컷은 한 번에 수십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표에서 본 것과 같은 산란 받침대를 미리 넣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 교미와 산란에는 수컷의 ‘소리’ 가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수컷이 우는 소리가 나면 암컷이 그쪽으로 다가가서 교미를 시도하게 되는 것인데요. 처음에는 우는 소리조차 정겹기만 하다가 지나고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작은 알에서 새끼 귀뚜라미가 태어나기까지
산란 받침대에 알을 낳은 부모귀뚜라미들은 부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원래 사육장으로 분리해 주면 됩니다. 알이 조금이라도 마르면 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알이 들어 있는 통은 베란다 같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보다는 오히려 인공 등불이나 낮은 온도의 실내에서 서늘한 장소에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산란 후 2주에서 3주 사이에 꼬물이들의 머리카락 같은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처음에는 투명한 흰색에 가까운 모습이었다가 시간이 지나 점점 검보라색 비슷한 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부화한 직후의 아가들은 성충과 달리 성숙하지 않아서 활동성이 낮고 은신성 강한 성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조금 더 받는 시기이니, 부화 후 1~2주까지는 과습하지 않게 통풍을 신경 쓰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두부나 배추, 당근, 귀뚜라미 전용 사료를 잘게 으깨어 소량씩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솜털 같은 새끼 귀뚜라미 보면서 지내다가 이제 완전히 자라서 우화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동입니다. 아직 우화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개체들은 하얀색이 섞여 있는데, 서로 사납게 다투지 않도록 사육 밀도를 낮게 유지하고 탈출하지 못하는지 확인사살을 꼼꼼히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직접 성공한 귀뚜라미 무한 번식 유지하는 팁
처음 시도할 때 가장 실패를 많이 하는 부분이 ‘부화 후 사망’ 입니다. 원인은 대부분 포식과 건조입니다. 새끼 귀뚜라미는 성충의 사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기가 비슷한 어른 벌레와 함께하게 되면 잡아먹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따로 분리해 주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분리용기에 이쑤시지나 달걀판을 세로로 세워서 은신처를 넉넉히 만들어 주고, 강한 낮은 온도에 약하니 항상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썼습니다.
두 번째는 불필요할 정도로 청소를 자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어느 정도 분비물과 배변을 치워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깨끗한 환경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너무 과할 경우 새끼들의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더라고요. 결론은 구석진 곳의 알이 섞인 상토를 계속 고여 있지 않고 어느 정도 굳으면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2폴 백식 방식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하니 거창한 장비 없이도 한 번의 번식으로 3~4달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어미 세대를 따로 몇 쌍 계속 보관해 두는 일입니다. 번식이 잘되고 있는 순간 풀어 헤쳐도 다시 새롭게 세팅하기 위해 씨를 남겨두어야 하거든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듯이 귀뚜라미 사육도 우연히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이런 기본기를 잡아둔다면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금세 알짜배기 귀뚜라미 수타장의 꿈을 이루실 수 있을 거예요. 파충류 먹이를 위해 이 뿐만 아니라 낚시 미끼로 직접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늘고 있는 추세요.
마무리
이번 글은 1년 넘게 반려 도마뱀들의 사료용으로 귀뚜라미를 번식시키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우고, 또 행동으로 옮기며 성공했던 편협한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초반에는 보던 것과 똑같이 준비해도 죽거나 약한 개체가 나오기도 했고 스트레스고 뭐고 많이 힘들었지만, 사이클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면 그 사이클은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 팁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귀뚜라미 사료줄 장벽을 좀 더 낮추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게코나 개구리, 타란튤라, 개미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님들의 경험과 공감대가 많은 주제인 만큼, 혹시라도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조금 더 좋은 정보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귀뚜라미가 산란을 안 하고 성묘만 할 때는 몇 마리를 넣어야 하나요?
암수의 산란과 관계가 있는 것은 숫적 비율보다도 건강한 수컷의 수나 내부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아요. 겉보기에 성묘가 많이 있는데도 산란을 하지 않는다면 밀도가 너무 좁지 않은지, 수컷의 수가 너무 많아 다툼은 없는지 점검해 보시고 바닥의 은신처를 한 번 더 촘촘히 넣어주시는 것을 추천해요.
Q: 사료값이 아까운데 귀뚜라미 새끼부터 키우면 얼마나 오래 걸리나요?
사료로 키울 경우 장구성과 온도 조건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상온인 곳보다 약간 따뜻하게 사육하면 생후 2개월이면 산란까지 이어지는 사이클이 나오는 것 같아요. 1개월 차에 성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화 후 1주일 안에 짝짓기를 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시면 좋습니다.
Q: 기어나오지 않도록 관리법이 궁금해요.
귀뚜라미는 높은 곳에서 미끄러지거나 작은 틈만으로도 탈출을 잘하기 때문에 테이프나 메쉬망으로 밀봉보다는 철사망 같은 것을 잘 고정해서 통풍이 되는 뚜껑을 사용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파충류가 있는 분들은 흔히 사육장을 이중으로 거미줄 망사로 씌우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