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 법적으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말이 아니라 법이 정한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민법은 유언 방식을 다섯 가지로 정해 두었고, 그중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급박한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예외적인 제도입니다. 이런 제도의 존재는 알지만 정작 어떤 조건에서 인정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핵심 요건과 사후 절차, 그리고 올해 대법원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드립니다.
목차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필요한 순간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질병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유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방식으로 유언을 남길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편하게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위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로 말로라도 유언을 남겨야 하는 상황에서 주로 문제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위독하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다른 네 가지 유언 방식이 객관적으로 가능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다른 방법으로 유언을 할 수 있었던 경우까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병상에 있다는 사실보다 그 상태에서 자필증서를 쓰거나 녹음을 완성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 점을 먼저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간절한 마음으로 남긴 말이라도 효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작성 절차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도 아무렇게나 말한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법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기록하는지까지 분명하게 정해 두었습니다.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절차 | 내용 |
|---|---|
| 증인 참여 | 성인이 2명 이상 있어야 합니다 |
| 유언 구수 | 유언자가 증인 한 명에게 유언 내용을 직접 말합니다 |
| 필기와 낭독 | 구수를 받은 증인이 내용을 받아 적고 다시 읽어 줍니다 |
| 정확함 승인 | 유언자와 증인들이 내용이 맞다고 확인합니다 |
| 서명 날인 | 유언자와 증인들이 각자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합니다 |
이 절차 중 하나라도 빠지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미리 만든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방식이 원칙적으로 유언자가 자신의 뜻을 직접 말로 전달하는 구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유언자가 스스로 유언 내용을 말해야 합니다.
2026년 대법원 판결로 다시 보는 기준
올해 대법원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판단할 때 단순히 말을 할 수 있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폐암 말기와 폐렴으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환자가 말을 일부 할 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방식의 유언이 가능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녹음 유언도 가능했을까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와 성명, 연월일을 구술하고 증인도 법이 요구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병상에서 정상적인 발음이 어렵고 자유롭게 길게 말하기 곤란한 상태였다면, 질문에 답하는 정도로는 녹음 유언을 완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가능성을 다시 판단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 판결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유언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한 일입니다. 영상 속에서 환자가 자신의 재산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해도 그것만으로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고 보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영상은 어디까지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증명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사후 7일 이내 검인 신청을 놓치면 안 됩니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작성 후에도 중요한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만약 이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유언으로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질병으로 인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유언한 날을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로 보고 그날부터 7일 이내에 검인을 신청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병원에서 급하게 유언을 남기고 나면 가족들이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7일의 기간은 법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유언을 남긴 뒤에는 증인이나 이해관계인이 즉시 법원 검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한 지인이 이런 상황을 직접 겪었습니다. 아버지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가족들이 급히 증인을 부르고 말로 유언을 받아 적었지만, 검인 신청 시기를 몰라 며칠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기간 안에 신청할 수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절차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마무리하며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외적인 제도라는 점입니다. 다른 유언 방식이 불가능했는지, 유언자가 직접 말로 뜻을 전달했는지, 증인이 참여해 필기와 낭독, 승인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사후 7일 이내 검인 신청까지 마쳤는지가 핵심입니다. 2026년 대법원 판결은 환자의 말하기 능력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제 건강 상태와 유언 방식 완성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보라고 안내합니다. 결국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한 사람의 마지막 뜻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형식입니다. 나중에 가족들이 서로 싸우지 않도록, 그리고 소중한 뜻이 제대로 전달되도록 병상에서 남기는 말도 법이 요구하는 틀 안에서 준비하는 것이 옳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집에서도 할 수 있나요?
A. 질병이나 급박한 사유로 다른 방식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장소는 반드시 병원이 아니어도 됩니다. 다만 증인 2명 이상이 참여하고 법정 절차를 갖춰야 하며, 사후 7일 이내에 법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Q. 유언자가 말을 못 하면 구수증서 유언을 못 하나요?
A. 원칙적으로 유언자가 직접 말로 유언 내용을 구수해야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긍정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사능력이 있고 급박한 상황이라면 법원 판결에 따라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Q. 검인 신청은 반드시 법원에 해야 하나요?
A. 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관할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기한은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이내입니다. 이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유언의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빠르게 진행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