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창일 때 마트에 가면 경북 의성 복숭아가 가장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해마다 이맘때면 집 근처 마트에서 복숭아를 못 잡아먹어도 세 상자는 기본으로 사 먹는데요. 그러다 얼마 전 경북 의성에 계신 지인 덕분에 괜찮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직접 산지에서 당일 수확한 복숭아를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드디어 어제, 기대하던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과일은 뭐니 봐도 신선도가 최고인데 오늘은 의성 현지에서 직접 후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도착한 복숭아로 그동안 쌓아온 저만의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받아 본 복숭아는 ‘의성 햇살어린 복숭아’라는 브랜드인데 농장 이름이 왜 그렇게 지었는지 받아보고서 바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박스 안에 가지런히 들어있는 이 친구들이 마치 햇살을 어루고 자란 어린 아기 같은 느낌을 주는 거지요.
목차
의성 복숭아, 그냥 먹다가 뭐가 다르다고?
사실 예전에는 복숭아를 흠집 없이 잘 생긴 것만 고르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맛있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경북 의성 복숭아를 제대로 알고 나니 내가 그동안 무엇이 아쉬워서 그냥 먹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물론 의성군의 배산림 지역 자체가 깨끗하고 큰 일조량과 넓은 일교차로 당도가 좋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 지역의 복숭아란 조건보다 정작 중요한 건 농가의 정성이더라고요.
의성 지역은 전형적인 내륙 기후라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과 낮의 기온 차가 상당합니다. 이렇게 기온 차가 크면 과일이 자신의 몸속에 당분을 한층 더 많이 축적하게 되는데 의성 복숭아가 달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해요. 거기에 배수가 잘 되는 사질 토양이 혼합되어 있어 과육이 단단하고 향이 좋기로 유명한 거지요. 그래서인지 시중에 흔히 파는 복숭아보다 향이 훨씬 확실하고 오고, 어떤 농장들은 ‘맛없으면 100% 환불’이라고 내세울 만큼 당도에 자신 있다고 합니다.
| 구분 | 특징 |
|---|---|
| 재배지 | 경북 의성군 |
| 기후 | 큰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 |
| 품종 | 마도카, 애천중도, 단금도, 대향구 등 |
| 재배 특징 | 제초제, 비대제, 착색제 무사용 |
제가 받은 농장은 20년 가까이 복숭아를 키우신 분의 철학이 담겨 있었고 그래서인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제초제를 쓰지 않고 직접 풀을 깎는 일손을 고집하신다고 합니다. 실제로 포장을 뜯는 순간 나는 복숭아 향과 함께 조금이라도 다른 성분이 들어가 있을 것 같은 불안함을 싹 지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깨끗한 의성에서 단단하게 자란 의성 복숭아가 이번 여름엔 제 손을 거쳐 가족들의 건강한 간식이 되었네요.

아무리 좋은 의성 복숭아라도 배송 도중 상처가 나면 온점을 다 망치기 마련이잖아요. 다행스럽게도 각각의 복숭아마다 노란 완충망을 꼼꼼하게 감싸고, 사이사이에 완충재를 꽉꽉 채워 넣은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고 한알 한알이 상처 없이 도착해서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박스에 ‘농산물 취급 주의’ 스티커와 ‘아무 데나 던지지 말아 달라’는 부탁 문구가 정이 느껴지더라고요.
딱복과 물복, 내 취향에 맞는 맞춤 복숭아 고르는 요령
복숭아를 받으면 항상 고민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딱딱한 게 맛있는지, 물렁해서 숟가락으로 떠 먹는 게 맛있는지가 갈리는 문제입니다. 말랑한 복숭아만 먹던 저와 아내, 그리고 몇 알은 꼭 과육의 아삭함을 즐기는 저희 아빠 때문에 의성 복숭아는 매번 갈등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실제로 시간 날 때마다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받자마자 가장 단단한 것을 골라서 맛을 보니, 사진에서만 보던 ‘아까사카’나 ‘마도카’보다는 ‘애천중도’라고 불리는 품종인 것 같았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 빨간 빛이 돌고 매끈한 것이 보기에는 참 예쁘더라고요.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뚝뚝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배를 씹는 듯한 사각사각한 식감에 혀에 감기는 깔끔한 단맛이 훌륭했습니다. 숟가락으로 뜨자니 애매하고 자르자면 딱 좋은 상태로 맛을 보았습니다.
| 취향 | 후숙 기간 | 특징 |
|---|---|---|
| 딱복 파 | 받은 날 | 아삭한 식감, 배 같은 향 |
| 중간 파 | 하루에서 이틀 | 부드러우면서 단단함 유지 |
| 물복 파 | 이삼일 이상 | 숟가락으로 푹, 과즙이 진함 |
후숙부터 보관까지, 겉절이 같지 않은 맛있는 복숭아 즐기기
의성 복숭아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당연히 잘 밥을 해서 먹는 것이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후숙과 보관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복숭아도 온도 조절에 실패하면 남는 건 다 무른 살 또는 잡초가 달라붙어 물러난 부분의 식감이니까요. 처음부터 전부 실온에 몇 일 두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렇게 되면 마치 브랜드가 있는 이태리산 샴페인처럼 향은 좋은 데 바닥이 난감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상온에서 꼭 이틀만 실온에 두었고, 삼 일 차 저녁이 되자 고소한 향과 함께 적당히 말랑해진 복숭아가 되더라고요. 이때부터 냉장고 신문지를 깔고 보관했는데요. 겉은 선선하니 안은 탱글탱글함이 유지되어서 사각사각한 식감의 ‘애천중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먹기 20분 전에 차갑게 해두었다가 꺼내면 여름철 입맛을 돋아주는 요정이 따로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렇게 잘 익은 의성 복숭아를 잘라서 유기농 요거트에 씻어 먹었는데, 또 아삭한 단맛이 얼음과 섞여서 그야말로 고급 디저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시중에 파는 설탕 시럽이 범벅된 통조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이 깔끔하면서도 훌륭했어요.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마트에서 사 먹는 것과는 향과 맛 자체가 다르다고 좋아하니, 다음에는 조금 더 김에 사서 맛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성의 복숭아 향 한 아름 안기고 떠나는 마음
마지막으로 오늘 이렇게 맛있는 의성 복숭아를 먹을 수 있게 도와주신 농장 사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여름이 왔다는 걸 실감하며 여러 과일을 찾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오늘부터 이번 주말 사이에 복숭아를 고르신다면 의성 복숭아를 고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해 봅니다. 갓 수확해 준 그 향긋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옅어지기 마련이니, 우리 가족들의 환한 웃음을 보기 위해 오늘 저녁 주문부터 넣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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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복숭아가 아직 딱딱한데 바로 먹어도 되나요?
A: 물론이지요. 딱딱한 복숭아는 아예 상온에 두지 않고 그냥 바로 씻어서 드시면 아삭한 ‘딱복’으로 즐기실 수 있어요. 저처럼 처음부터 좀 부드러운 식감이 좋으시다면 하루나 이틀 상온에 두셨다가 드시는 것을 추천해요.
Q: 잘 익은 복숭아 보관은 어떻게 하나요?
A: 후숙이 끝난 복숭아는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한 개씩 따로 감싸서 냉장고에 넉넉한 용기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촉촉하고 신선하게 즐길 수 있어요. 이때 모든 복숭아를 실온에 놔두면 금방 물러버리니 꼭 먹기 직전에 꺼내서 드시는 걸 추천할게요.
Q: 의성 복숭아는 언제 먹는 게 가장 맛있나요?
A: 의성 복숭아는 품종별로 시기가 조금씩 달라서 7월 초부터 서리 내리기 전까지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답니다. 그래서 지금 8월 말이면 ‘대향구’나 ‘한라봉’, ‘수향’ 같은 황도 계열 품종이 맛있는 시기예요.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이맘때 그 현지 제철 복숭아의 풍미를 꼭 한번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