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 마트와 시장에 끝물고추가 등장합니다. 끝물고추는 작고 여려서 볶음이나 무침보다는 푹 조려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저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멸치 고추조림을 만들어 둡니다.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비비면 반찬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멸치에서 우러나는 구수한 국물이 고추에 배어들면 감칠맛이 살아나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됩니다. 끝물고추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멸치는 칼슘이 많아 영양 면에서도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바쁜 아침에 냉장고에서 꺼내 밥 위에 올리기만 해도 한 끼가 든든해집니다.
고추조림은 집집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집은 새우를 넣기도 하고, 어떤 집은 표고버섯을 넣어 풍미를 더합니다. 이것저것 넣어도 맛있지만 기본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쉽게 성공하는 길입니다. 구수한 멸치와 여린 끝물고추만 있어도 충분히 훌륭한 밑반찬이 됩니다.
목차
재료 준비하기
좋은 반찬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됩니다. 끝물고추는 꼭지가 싱싱하고 껍질에 광택이 나는 것을 고릅니다. 어린 고추일수록 조림에 적합하며 푹 익혀도 질기지 않고 촉촉합니다. 고추가 조금 크다면 반으로 자르거나 포크로 구멍을 내어 양념이 잘 배어들게 합니다.
멸치는 잔멸치보다는 중멸치나 대멸치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씹는 맛이 살아 있어야 조림의 재미가 더해집니다. 국물용 멸치를 사용한다면 머리와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해야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 구분 | 내용 |
|---|---|
| 핵심 재료 | 끝물고추 540g, 대멸치 30g |
| 양념 재료 | 진간장 3큰술, 국간장 2큰술, 물 200ml, 맛술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물엿 2큰술, 참기름 1큰술, 깨 1큰술 |
| 조리 시간 | 약 20분 |
| 보관 방법 | 냉장 보관 1주일 |
만드는 순서
고추와 멸치 손질하기
고추는 꼭지를 떼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털어냅니다. 고추 꼭지를 뗄 때는 손으로 비비듯 떼면 과육이 상하지 않습니다. 칼로 자르면 씨가 터지면서 매운맛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작은 고추는 그대로 사용하고, 굵거나 긴 고추는 포크로 한두 군데 찔러줍니다. 이렇게 구멍을 내면 조리는 동안 양념이 고추 속까지 스며들어 더 맛있습니다. 대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합니다. 내장을 그대로 두면 비린내가 날 수 있으므로 꼭 정리해 주세요.
준비한 멸치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중약불로 3분 정도 볶아 줍니다. 멸치를 볶으면 눅눅함이 사라지고 구수한 향이 올라옵니다. 볶은 멸치에서 잔가루를 털어낸 뒤 따로 덜어 둡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반은 끝난 셈입니다.

고추를 볶고 조림장을 넣기
팬에 기름을 한 바퀴 두르고 손질한 고추를 넣어 볶습니다. 고추에 기름이 골고루 묻으면 설탕과 다진 마늘을 넣고 센 불로 2분 정도 볶아 줍니다. 고추가 살짝 나른해지면 약불로 줄이고 진간장, 국간장, 물을 넣습니다. 다시 중불로 올려 뚜껑을 덮고 고추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졸입니다. 중간중간 고추를 뒤집어 주면 양념이 골고루 배어듭니다.
조림장을 만들 때 진간장만 쓰면 짠맛이 강할 수 있습니다. 국간장을 함께 넣으면 간장의 짠맛을 줄이면서 감칠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물을 넉넉히 부어 고추가 부드럽게 익도록 합니다.
고추가 푹 익으면 볶아 둔 대멸치와 맛술을 넣고 센 불에서 국물을 날리며 조립니다. 고추에서도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국물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조금만 기다리면 자작하게 줄어듭니다. 멸치가 국물을 흡수하면서 고추와 멸치가 서로의 맛을 끌어올리는 단계입니다.
물엿과 참기름으로 마무리하기
조림 국물이 거의 없어지면 물엿을 넣고 윤기를 더합니다. 물엿은 마지막에 넣어야 반짝이는 윤기가 나면서 쫀득한 양념 맛이 살아납니다.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물엿 대신 올리고당을 조금만 넣거나 생략해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깨를 넣고 가볍게 섞으면 멸치 고추조림이 완성됩니다.
더 맛있게 즐기는 법
멸치 고추조림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밑반찬이지만 조금만 응용하면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따뜻한 밥 위에 올려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리고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김이나 상추에 싸서 먹거나 쌈밥을 만들 때 곁들여도 잘 어울립니다. 찐 고구마에 김치 대신 올려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시판 양념장으로 만든 반찬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이 납니다. 회사에 도시락을 싸 갈 때 한 스푼을 넣어 두면 점심시간이 기다려집니다.
단맛 조절 팁
저는 물엿을 2큰술 넣어 은은한 단맛을 살렸습니다. 단맛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생략하고 조청을 1큰술만 넣으면 고소하면서 담백하게 완성됩니다. 멸치 액젓을 한 큰술 더해 감칠맛을 높여도 좋습니다.
| 팁 | 설명 |
|---|---|
| 고추 손질 | 작고 여린 끝물고추를 고르고 포크로 구멍을 내면 양념이 잘 배어듭니다. |
| 멸치 볶기 | 마른 팬에 볶아 둔 뒤 마지막에 넣으면 눅눅하지 않고 구수합니다. |
| 물엿 타이밍 | 마지막에 넣어 윤기와 쫀득함을 살립니다. |
남은 국물은 양념장처럼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밥에 비벼 먹거나 두부를 넣어 끓이면 얼큰한 찌개가 됩니다. 고추가 부드럽게 익은 뒤에는 따뜻할 때 유리 용기에 담아 두면 냄새가 배지 않아 관리하기 편합니다.
마무리하며
끝물고추와 대멸치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반찬입니다. 고추의 부드러운 식감과 멸치의 구수함이 어우러지면 밥상이 풍성해집니다. 아이들은 매운맛 때문에 조금 어려워할 수 있지만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반찬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시장에서 끝물고추를 만나면 망설이지 말고 사서 만들어 보세요. 푹 조려진 고추 한 개와 멸치 몇 마리를 밥 위에 올리는 순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것입니다. 저는 다음 주말에 애호박을 넣어 더 푸짐한 버전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 조림에 꼭 물엿을 넣어야 하나요?
A: 물엿은 윤기와 단맛을 더하기 위한 선택 재료입니다.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생략해도 되고, 올리고당이나 조청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참기름과 깨만 잘 더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Q: 고추가 매워도 조림으로 만들면 맵기가 줄어드나요?
A: 끝물고추는 여리고 매운맛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매운맛에 약하다면 씨를 제거하고 조리면 덜 맵습니다. 고추를 통째로 조리면 속까지 간장 양념이 배면서 매운맛도 부드러워집니다.
Q: 이 조림은 얼마나 오래 보관할 수 있나요?
A: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1주일 정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오래 두면 국물이 줄고 간이 세질 수 있으므로 먹기 직전에 참기름을 한 방울 더해 주면 좋습니다.





